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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gw
Closet
장롱에서 나온 카키 야상을 오늘 처음 뒤집어봤다. 겉은 다 죽은 국방색인데 안감만 주황에 가깝다. 이 색 조합은 요즘 안 나온다. 라벨은 반쯤 지워져서 못 읽었다.
물려받고 이 년 만에 그 주머니를 처음 열어봤습니다. 손으로 적은 전화번호 몇 개랑 날짜가 있었는데 누구 건지는 모르겠어요.
안감이 얇은 누비로 되어 있고 소매 안쪽에만 니트 시보리가 붙어 있다. 같은 걸 사려고 몇 번 찾아봤는데 없더라. 아침 여섯시에 입고 나갔다가 낮엔 접어서 들고 다녔다.
동생네에 보낼 여름 셔츠를 고르다가 여덟 장 중 세 장을 뺐다. 겉은 멀쩡한데 안감 겨드랑이 쪽이 삭아서 손톱으로 긁으면 가루가 났다. 이건 받는 쪽이 한 번 빨면 바로 터진다. 남 주는 옷은 겉보다 안쪽을 먼저 본다.
작은방 장롱 맨 아래에서 나왔다. 안감에 1994라고 박음질된 라벨이 붙어 있고 단추는 여섯 개 다 살아 있다. 다만 좀약 냄새가 사흘 널어도 그대로다. 오늘 그냥 입고 나갔다.
세일은 지난주에 끝났고 남은 건 사이즈가 안 맞았다. 그래서 새로 들어온 걸로 제값 주고 샀다. 아침에 걸치니 딱 맞더라.
할아버지 옷장에서 나온 재킷을 찍어봤다. 실물은 먹색에 아주 옅은 초록이 도는데 사진에선 그냥 검정이다. 세 번 찍고 접었다.
아침에만 서늘해서 오래된 재킷을 꺼냈다. 안쪽에 큰 거 두 개랑 펜 꽂는 좁은 거 하나가 더 달렸다. 안감이 큐프라라 손이 잘 들어가고 미끄러진다. 요즘 이 안감은 값이 안 맞아서 잘 안 쓴다더라
장롱에서 나온 셔츠인데 깃 안쪽만 색이 다르다. 처음엔 때인 줄 알고 세 번 빨았다. 라벨을 보니 면 100이고 깃에 천 심지가 들어가 있는데 그 심지가 누레진 거였다. 요즘 셔츠는 심지가 접착이라 이렇게 안 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