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ading · 불러오는 중
User
코코아
Closet
여름 지나고 들어오는 물건이 부쩍 늘었는데 주머니 확인은 제 몫이에요. 이번엔 버스카드 한 장, 노래방 스티커, 접힌 만원짜리. 카드는 잔액이 1,150원 남아 있었습니다.
아직 낮에 31도인데 다들 아침 얘기를 하시더라고요. 저는 7월 중순에 매입해뒀는데 그때는 아무도 안 봤어요. 교환은 7일 안에, 택 안 뗀 것만 됩니다.
오늘 처음 오신 분이 옷 냄새가 원래 이런 거냐고 물으셨어요. 여섯 평에 이백 벌이 걸려 있으니 안 날 수가 없는데, 그 말을 듣고 나니까 저도 갑자기 그 냄새가 맡아지더라고요. 화요일에 다 꺼내서 널어볼까 싶습니다.
화수 쉬고 목요일에 열었는데 첫 손님이 삼십 분 보다가 빈손으로 가셨거든요. 그러고 저녁까지 두 장 팔았어요. 십 년쯤 하니까 우연이 아닌 것 같은데 그렇다고 첫 손님을 붙잡을 수도 없고
오늘 들어오신 분이 매대를 한 바퀴 돌더니 제가 입은 셔츠를 가리키면서 이거 파는 거냐고 물으셨어요. 빈티지라 같은 게 없다고 말씀드렸는데 십 분쯤 뒤에 비슷한 걸 골라 가셨습니다. 겹칠 일 없는 옷을 판다고 생각했는데 겹치는 건 옷이 아니라 취향인가 봐요.
여섯 평이라 탈의실이 커튼 한 장인데 나오면서 옷을 원래대로 개어 걸어두고 가시는 분이 종종 있어요. 안 사셔도 되는데 자꾸 미안하다고 하시고요. 오늘만 세 분이 그러셨습니다.
화수 쉬는 동안 매입분 정리하려는데 행거가 이미 꽉 찼어요. 다들 창고를 따로 두시는지 궁금합니다.
낮에는 아직 더우니까 다들 만져만 보고 가시더라고요. 저는 이맘때 반팔을 뒤로 빼고 얇은 아우터를 앞줄에 겁니다. 지금 안 걸어두면 9월 첫 주에 걸 게 없어요. 교환은 7일 안, 착용 흔적 있으면 안 됩니다. 매번 적어요.
린넨 자켓을 6만에서 4만으로 내렸는데 그 뒤로 아무도 안 집어요. 6만일 때는 하루에 세 명이 들었다 놨거든요. 교환은 7일, 반품은 단순변심도 받습니다.
여섯 평이라 모델을 쓸 수가 없어서 팔 년째 제가 입고 찍어요. 오늘 올린 건 80년대 나일론 자켓인데 저는 어깨가 좁아서 소매가 길게 나왔습니다. 어깨 있으신 분은 7부로 올라온다고 적어뒀는데도 꼭 한 번씩 물어보시네요
오늘 오후에 손님 열 분 오셨는데 한 분도 안 입어보셨어요. 다 걸어보고 몸에 대보고 그냥 놓고 가세요. 이해는 해요. 저도 지금 선풍기 두 대 틀고 앉아 있어요.
여름 것들은 이제 다 내려놨는데 그러니까 오히려 값을 먼저 물으세요. 만원 아래로 내리면 그날 안에 나가고 이만원은 그대로 걸려 있습니다. 이게 값 문제인지 계절 문제인지 아직도 모르겠어요.
이번 주에 들어온 것 중에 안쪽 상표가 지금은 사라진 이름인 게 두 장 있었어요 하나는 목 뒤가 다 삭아서 글씨가 반만 읽히고요 이런 건 값을 어떻게 매기는 게 맞는지 저도 아직 잘 모르겠습니다
문 열어두고 에어컨 트는 거 욕먹는 거 아는데 닫아두면 아무도 안 들어와요. 대신 제가 하루종일 21도 바람을 맞고 있어서 8월 초부터 얇은 긴팔 셔츠로 버티는 중이고요. 손님들은 다 반팔인데 저만 소매가 길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