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한 럭셔리는 정말 끝났을까
맥시멀이 다시 떠오르는 2026년에도, 단정한 옷이 끝내 남는 이유.

맥시멀이 다시 떠오르는 2026년에도, 단정한 옷이 끝내 남는 이유.
올해 패션 기사들은 약속이라도 한 듯 같은 말을 해요. 조용한 럭셔리는 끝났다고. 로고를 지우고 색을 덜어낸 그 단정한 옷들이 한물갔고, 이제 색과 장식이 돌아올 차례라고요.
반은 맞고 반은 틀린 얘기예요.
끝난 건 유니폼이지 취향이 아니에요
지난 몇 년 사이 베이지 코트에 무지 니트, 깔끔한 슬랙스가 거의 교복처럼 번졌잖아요. 다들 비슷하게 단정했고, 그게 어느새 '조용한 럭셔리 룩'이라는 또 다른 유행 복장이 돼버렸죠. 지금 식상해진 건 정확히 거기예요. 단정함 자체가 아니라, 단정함을 흉내 낸 유니폼.
기준은 그대로 남아요. 매거진들이 이 무드에서 매번 꼽는 옷이 거의 똑같거든요. 잘 떨어지는 슈트와 셔츠, 블라우스. 흰색과 베이지, 짙은 갈색. 올해는 여기에 와인 한 톤이 자주 끼어요. 프린트로 떠드는 옷이 아니라 소재의 질감과 핏의 정확함으로 끝내는 옷이라, 사실 제일 손이 많이 가는 취향이에요.
그래서 어디서 사느냐가 문제죠
무지 베이직이야 어디에나 있어요. 정작 어려운 건 '단정한데 분명한' 옷을 찾는 일이에요. 이걸 잘하는 한국 신예들이 있어요.
WMM STUDIOS는 디자이너가 자기가 입고 싶은 수트에서 출발한 브랜드예요. 클래식한 테일러링을 바탕에 두고, 과하지 않으면서 단단하게 떨어지는 실루엣을 만들죠. 조용한 럭셔리의 한가운데 있는 게 결국 잘 만든 수트인데, 그걸 한국 신예의 손으로 다시 쓴 셈이에요.
빈트더빈은 아예 유행의 바깥에 선다고 말하는 브랜드예요. 덜어낸 실루엣, 단단한 테일러링, 꾸미지 않아도 끝나는 옷. 브랜드 소개에 "조용하지만 흔들리지 않는 자신감"이라는 문장이 있는데, 올해의 이 논쟁에 이보다 담백한 대답이 있을까 싶어요.


옷에서 힘을 뺀 사람일수록 가방 하나가 크게 말해요. 태서울(TAESEOUL)은 크림과 브라운, 그레이의 가죽으로 그 마지막 한 끗을 잡아요. 단정한 차림이 어디서 완성되는지를 아는 브랜드죠.
입을 때
색을 줄이고 소재를 올리는 게 먼저예요. 톤이 비슷할수록 옷의 재질이 인상을 결정하니까요. 핏은 딱 맞추려 애쓰기보다 어깨선과 기장, 두 군데만 정확하면 충분하고요. 다 비웠다면 포인트는 한 곳에만 두세요. 그리고 흰색과 베이지로만 채운 옷장이 좀 심심하다 싶으면, 올해는 와인 한 톤을 더해보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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